[10.19] 마크 트웨인

신은 천사들에게는 영원한 행복을 거저 주면서, 자식들에게는 스스로 노력해서 행복한 인생을 얻어내라고 해. 천사들에게는 고통 없는 삶을 주면서, 자식들에게는 지독한 불행과 몸과 마음의 병을 주며 저주해. 신은 세상에 지옥을 만들어놓고 정의와 자비를 떠들어대지. 이 지옥 같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는 황금률 운운하면서 일흔 번의 일곱 번씩 남을 용서하라고 해. 신은 또 인간들에게 도덕 운운하면서 정작 자기들의 도덕은 만들지 않았어. 신은 인간의 죄에 눈살을 찌푸리지만 모든 인간에게 죄를 짓게 했지. 신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인간을 창조했어. 그리고 인간의 근본인 신의 위대한 반열에 세우기는커녕 다른 인간에 대한 책임감으로 질질 끌려다니게 만들었어. 가장 끔찍한 게 뭔지 알아? 신은 너무나 둔감해서 자기 백성이 이렇게 학대당하는 가엾은 노예인 줄도 모르고 그들에게 자기를 경배하라고 강요한다는 사실이야. 이제 알겠니? 이 모든 것은 꿈속이 아니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한낱 순진하고 유치한 광기에 불과하지. 그것은 한마디로 바보 같은 허상이고 꿈이야! 그 꿈을 만들어낸 사람은 바로 너 자신이고. (…) 신도, 우주도, 인간도, 인생도, 천국도, 지옥도 아무것도 없어. 그것은 모두 꿈이야. 게다가 아주 괴상망측하고 얼빠진 꿈이지. 너 말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아. 그리고 너는 하나의 생각에 불과해. 여기저기 떠도는 생각, 쓸모없고 정처없는 생각, 텅 빈 영원의 세월을 쓸쓸히 방랑하는 생각 말이야.  -<미스터리한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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